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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주5일수업, 결정해 놓고선 아이들 의견은 왜 묻나 초등생 고학년인 공부방 아이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들어서더니 "샘, 나 오늘 억울한 일 있었어요." 이렇게 시작된 아이의 하소연은 내년부터 시행하게 될 주5일수업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주5일수업에 관한 아이들의 찬반의견을 묻는 설문지를 내주었다고 합니다. 울공부방 아이는 반대에 O표를 했는데, 하필이면 선생님께서 아이옆에 서 계시다가 보셨나 봅니다. "너는 왜 반대를 하느냐?" 고 물으시는 선생님께 아이는 "토요일에 학교에 오지 않으면 친구들과 놀지 못해서 그래요." 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선생님께서는 "그러면 금요일에 미리 약속을 해서 토요일에 만나 놀면 되잖아. 그런 이유라면 찬성에 O표를 해라." 고 하시고선, 혼잣말로 '반대하는 애가 많으면 안되는데...' 하시더니, 아이가.. 더보기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온 딸이 야심차게 준비한 선물 유럽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학교로 복귀한 딸에게서 며칠 전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스마트폰 색깔로 블랙이 좋아? 화이트가 좋아?" "글쎄... 그런데 왜? 너는 스마트폰 있잖아?" "ㅎㅎㅎ 내가 엄마한테 선물하려고 그러지^^" "딸~, 엄마가 모르는 돈이 있었니? 갑자기 스마트폰을 사주려고 그래?" "엄마, 나 돈없어. 유럽배낭여행때 다 썼잖아." "그러게 말이야. 돈도 없는 네가 스마트폰을 선물하겠다니까 의아하잖아." "선물은 뭐 꼭 내가 사야만 하나^^ 내가 누구야 토토딸이잖아. 엄마가 알면 무척 좋아할~ 걸~" 딸은 말에 리듬을 넣을 정도로 들떠 있었고 기쁨이 내포됨이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더 심해진 안구건조증으로 말미암아 블로그에 소홀해진 저를 안타깝게 여기는 딸은, 블로그하는 엄마를 자랑스.. 더보기
무수리같이 키운 우리딸, 공주가 된 사연 객지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딸, 기숙사 퇴실기간을 알려왔습니다. 딸이 기숙사를 비워야한다는 기간 중 휴일이 있긴 했으나 남편이 시간을 낼 수 없는 처지라 "딸, 아빠는 그 때 시간이 안될것 같은데 어쩌면 좋겠니?" 하고 물었더니, "아빠, 나도 모르겠어." 뜻밖에도 딸의 태평스런 대답을 들은 남편이 "네가 모르면 누가 알아? 대책을 세워야지." "......" 대답이 없는 딸, 이에 남편이 "그럼 짐을 좀 빨리 빼면 어떨까? 필요한 것만 두고..." "알았어. 아빠 고마워" 퇴실기간에 앞선 휴일날, 남편이 딸의 기숙사로 가겠노라고 결론을 낸 후,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참 어이가 없어서... 지가 모르면 누가 안대..." "여보 왜 그래?" "기숙사 짐을 빼야한대. 그런데 시간이 안날 것 같다니까.. 더보기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광화문광장의 다양한 풍경 서울에 사는 사촌언니가 아들을 혼인시켰습니다. 어제 저는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휴일 새벽까지 일했던 남편이 동행하겠다고 했으나, 제가 말렸습니다. "정말 당신 혼자 갈거야?" "같이 가면 좋겠지만... 당신은 집에서 잠이나 푹 자. 내가 안부 잘 전할께." "섭하지 않겠어?" "뭐가 섭해?" "과부처럼 혼자 가는 거 말이야." "ㅎㅎㅎ 나? 혼자 잘 다니잖아. 염려마셔용. 잠 못자서 눈이 감기는 당신과 함께 가면 내가 더 신경쓰여용." "말씀 잘 드려. 미안하다고." "알았어. 내 신랑 내가 챙기는데 누가 뭐라 그래. 언니가 오히려 더 다행스러워 할거야. 신랑 잘 챙긴다고." "예식보고 바로 올거야?" "글쎄... 그건 모르겠네. 가봐서... " "예식장은 찾아갈 수 있겠어?" "서울 지하철 여러번 이용.. 더보기
일제고사 준비로 O교시와 보충수업이 늘어난 초등생 6학년의 한 아이가 공부방에 들어서면서 불만을 가득 실은 목소리로 "샘~, 우리 학교 수업시간이 더 늘어난대요... 아이C 그러면 저 공부방에 몇시에 와야 돼요?" "학교 마치는 대로 오면 되는데... 그런데 너 왜 그렇게 짜증이야?" "샘이라면 짜증 안나겠어요? O교시라고 들어보셨어요?" "그럼 알지. 정규수업 시작전에 하는..." "어 샘도 아네. 그런데 우리요~ O교시만 하는게 아니고, 방과후에 2교시가 더 있어요. 짜증나 죽겠어요." "왜? 학교정책이 바뀌었나..." "보여 드릴께요." 아이는 자신의 가방에서 꺼낸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특별보충과정 운영 안내문. 쉽게 말해 보충수업을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희망자에 의해 신청자를 받겠다는 형식을 갖추긴 했지만, 사실은 강제성이 짙은 설문지였습니다. .. 더보기
대구말, 이런점이 달라 알아듣기 힘들다는 제자 초등시절 저의 도움을 받았던 제자(남학생)를 최근에 만났습니다. 새내기 대학생이 되어 타지에 머물다 주말이라 돌아왔다는 그 아이와의 만남은 참으로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여학생과 달리 남학생의 경우, 사춘기를 거치며 갑작스레 부쩍 자라기 때문에 제가 미처 못 알아볼 때도 있기에, 아이가 먼저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면 순간 무척 감동을 받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만났던 아이에게 제가 이름을 엉뚱하게 대는 바람에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OO이 참 멋지게 컸구나^^" "샘~ 저 OO이 아닌데요^^" "아니라구? 미안해. 그럼..." "ㅎㅎㅎ 괜찮습니다. 저는 DD입니다." "아이쿠야, 가만히 있을 걸.. 안답시고 괜히 이름을 대서리... DD야, 정말 미안해^^" 아이의.. 더보기
친척간 촌수호칭, 불편했던 적 없으셨나요? 연세로 보나 역할로 보나 조실부모한 남편과 서방님(시동생)에게는, 큰댁의 아주버님과 형님은 부모님 같으신 분입니다. 아주버님 내외분의 자녀와 비슷한 세대인 남편과 서방님인지라 큰조카의 자녀는 저희 자녀들과 비슷한 또래입니다. 그림을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호소하는 아이들 촌수표) 남편과 시동생이 낳은 자녀와 큰조카(아주버님 큰아들)가 낳은 자녀와는 오촌간이 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호칭을 사용하면서도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비슷한 또래지만 오촌간에는 남자에게 아재, 여자에게는 아지매로 가르쳤지요. 그리하여 큰조카의 자녀들이 우리아들과 시동생 아들을 아재, 제 딸에는 아지매라고 불렀지요. 큰조카와 사촌간이 되는 우리딸만, 삼촌보다는 나이가 적으나 삼촌같은 큰조카를 오빠 혹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