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생활력과 천부적인 미각을 지닌
커피전문점 직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아무리 공부에 열중해야할 시기인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여고생들 사이에 공부외의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책으로 떠오르는 게 있으니 텔레비전 드라마.
요즘엔 '커피프린스 1호점'이 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지 야자시간 밤 10시가 종료되면
아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면서 월,화요일은 "커프~!!"를 외친다고 합니다. 얼른 집에
가서 그 드라마를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날 또래집단의 공통소재가 되어 한창
떠들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니...^^ 그리하여 저도 딸이 보는 드라마에 빠져들곤 하는데...
어제는 함께 보던 딸이 주인공의 행동을 보다가 윤은혜의 남장 여자임을 밝히지 않아 혹시
동성애에 빠져드는 게 아닌가? 무척이나 고심하는 공유를 불쌍히 여기며 짜증을 냅니다.
"극의 진행상 아직은 밝힐 때가 안되었으니 그런걸 가지고 왜 짜증을 내니?"
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럼 정상적이라고 여기는 은찬(윤은혜)의 마음은 편하겠지만, 우정보다 진한
감정이 자꾸 유발되어 고민하는 한결(공유)이는 뭐냐구요? 놀리는 것 같잖아요.
한결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겁나는지 아세요?"
어 다소 엉뚱한...?
"겁나는 지 어떻게 알아? 경험있어?"
하고 장난으로 물었더니, 드라마의 주인공 한결이와 반대되는 경험을 회상하는 딸.
입학해서 한동안 바지만 입고 다니던 때에 등교하면 책상위에 쪽지가 놓여있었다고...
'힘들지만 네가 웃어주니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된단다...'등
누구냐고 물어도 나타나지 않기에 겁이 나서 누군지 밝히기를 바라는 쪽지를 딸이 써놓으면
그 아래로 급우들이 장난으로 마구 낙서를 해놓기만 하고 진짜로 자신을 지켜보는 아이는
누군지 알수 없었고... 반복되던 어느날, 딸의 이런 행동에 실망했다는 쪽지도 놓여있고...
"그동안의 쪽지는 다 어떡했니?"
"무서워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그럼 그 아이가 보고 실망했겠다."
"그 아이 실망이 문제예요=333 저를 남자로 보는 것같아 얼마나 겁났는데요."
"뭐 네가 남자같냐? 그냥 좋아서 그런거겠지. 요즘도 그런 일이 있니?"
"아뇨. 우연히도 엄마가 바지 그만입고 치마입고 다니라고 하셔서 어느날 부턴가 치마를
입고 등교하니까 그 쪽지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그후론 쪽지 못받아봤어요."
"누군지 알아?"
"몰라요. 이젠 알고 싶지도 않구요. 동성애자도 아닌데 그런 비슷한 감정이 유발되는
드라마의 주인공을 이해할수 있으니까 차라리 은찬이가 스스로 여자라고 밝히면 한결이의
고민과 갈등은 해소되잖아요.^^"
"ㅎㅎㅎ 그러면 드라마가 끝나겠지. 우리딸 별걸 다 닮는구나~엄마도 비슷한 경험있었는데
여중 3학년때 우리반아이가 나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면서 따라다니고 학교에 남아서
자습한다는 핑계로 내내 학교에서 시간보내게 하고 밤새 편지쓰고 주고받고 하다가 나중에
졸업할 무렵에는 키스해보고 싶다고 해서 얼마나 무서웠는데... 아마 그 아이가 남자였으면
키스해봤을 지도 모르겠지만...ㅋㅋㅋ 조숙한 애들이 가끔 있어서 나나 엄마닮은 너나
약간 터프한 행동들이 멋져 보이는 여자애들도 있나 보구나. 시대가 변했는데도 말이야."
"엄마도? 놀랐네요. 내숭과 엄마한테도 그런 모습이 있었다니...ㅋㅋㅋ 아무리 터프해도
우리 모녀는 여자잖아요 ㅎㅎㅎ"
"그래. 우린 여자라서 남자 좋아하지.ㅎㅎㅎ"
모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이런 상황을 이해못하겠다는 듯. 별 희한한 애들이 다
있다면서 신기해하고, 극중의 주인공은 우리 모녀에게 접근했던 애들마냥 힘들어하면서
감정을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안타까움이 화면을 채웁니다.
동성애자가 아닌데 왜 이럴까?
여자면서도 의형제로 맺어서 한결(공유)이 옆에 있고자 하는 은찬(윤은혜)과 남잔줄 알고
의형제를 맺어 형, 아우 하려고 했지만 점점 이성처럼 느끼는 사랑의 감정으로 혼란스러워하는
한결(공유)의 사연을 바라보면서 딸은 은찬이 얄밉고 한결이 불쌍하다고 안타까와합니다.
여자면서 남자라고 속이고 있는 은찬(윤은혜)은 바닷가의 모래사장에서도 행복한 잠에
빠져있지만, 남자로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이상한 감정에 이끌리는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보며 감정을 억누르려고 노력하는 한결의 촉촉한 눈빛과 사랑이 애처롭습니다.
동성애다~♡
이성애다~♡
구분짓지 않는다면 인간성 자체가 그냥 좋은 인간에게 끌리는 것은 참 좋은 것이지요.
그 좋은 감정을 어떻게 막으리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팔고 있는 커피에는 전혀 관심없는 모녀가 두 주인공의 야릇한
감정에 몰두하는 감상법입니다.ㅎㅎㅎ
토토
다음날, 한결은 결국 사고쳤습니다.
"딱 한번만 말할거니까 잘들어. 너 좋아해.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이젠 상관안해.
정리하면 더 힘들어서 못해먹겠으니까. 가보자 갈때까지. 한번 가보자"
남장한 여자인 은찬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거지만
한결은 은찬을 남자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키스를 했기에
우리 모녀는 한결이의 행동을 보고
"에구 징그러..." 동시에 외쳤습니다.
'잡다한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동연장되는 결제시스템이 나를 바보로 만드네 (0) | 2007.08.23 |
---|---|
여름휴가 '우~사기'한테 사기당한 기분입니다 (0) | 2007.08.03 |
내 친구 하늘에게 (0) | 2007.07.13 |
보기 민망한 노상방뇨, 사라져야하지 않겠습니까 (0) | 2007.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