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타이베이시에 있는 국립 고궁박물원은, 1925년 베이징 자금성에 설립되었을 당시에 불리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민당 정부가 국공내전에서 패배하여 타이완섬으로 이동할 때에, 중국에서 가져온 유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약 68만 점에 이르는 수많은 소장품은 세계 4대 박물관의 하나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1965년에 마련된 현재의 고궁박물원 건물은, 지상 4층의 중국 전통 궁전 양식으로 지어졌고, 중국 황실 컬렉션 중 최고 수준의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소장품 중 옥제품·도자기·회화·청동 작품들은 3개월에 1번씩 교체 전시할 정로로 많아서 다 관람하는 데는 8년정도 걸릴거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방문한다고 했을 때 저는 속으로 대만의 짧은 역사를 떠올리며 '뭐 볼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패배하여 탈출하는 처지에 유물을 챙기다니... 그 정신이 존경스러웠습니다.
ㅣ. 관람객을 위한 배려
본관 건물 1층 로비에는, 가이드의 설명을 방해받지 않고 잘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헤드셋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헤드셋을 쓰고 근거리에 머물면 우리 나라 가이드의 설명이 잘 들립니다.
볼륨크기도 조절이 가능하여, 각 나라에서 온 외국인 관람객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참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고궁박물원에는 감탄할만한 희귀한 공예품이 많았는데 인상깊었던 점은, 분명 사람이 만들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묘하고 신기하며 풀리지 않을 미스테리한 작품을 본 것입니다.
하늘이 내린 자연석을 이용하여 만든 비취배추,
코끼리 상아로 다양한 크기의 공을 17개 만들어 하나의 공을 이룬 상아공 조각,
너무 작아서 돋보기로 봐야만 확인되는 아주 작은 배,
섬세하고 정교한 장인의 재능을 돋보기로 확인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양귀비상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상상밖의 모습이었거든요.
봐야할 전시품이 무척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유물을 다 관람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일행을 인솔한 가이드가, 특별하게 여기고 설명하는 전시물만 따라다니며 관람하는 데도 다리가 아플 지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소장품 규모 못지않게 신기한 유물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이 부러워하겠구나......'
예전에 일본이 대륙을 탐하며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품었듯이, 최근 중국의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주변나라의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야금야금 삼키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만주를 지배했던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비가 중국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장수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군총을 비공개로 정비하여 유네스코에 등재하려 준비중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아리랑도 삼킬 기세라고 전해져 어이가 없었습니다.
중국이 자신의 역사를 정리하고 재조명한답시고 시작한 동북아공정, 우리 나라 역사까지 중국의 역사에 종속시키려고 은근히 들먹입니다. 이런 중국이 본토에서 분리되어 나온 타이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안봐도 뻔한 속셈이지요. 주변국의 문화를 넘보는 중국의 야욕에 대해 우리 나라가 강하게 맞섰으면 좋겠고, 또한 타이완도 중국의 술수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타이완의 고궁박물원을 둘러보노라니 중국이 무척 배아파하면서 탐낼 소장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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