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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인생은 아름다워] 밉상 시누이된 초롱이 심정 나도 겪었다



'인생은 아름다워'
오빠의 결혼소식에 서운함 드러낸 초롱이 마음을 공감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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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인 큰아들 태섭(송창의)으로 인해 노심초사했던 민재(김해숙)는, 작은 아들 호섭(이상윤)이를 드디어 장가보내게 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엄마일을 돕고 있는 연주(남상미)를 신부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여동생 초롱(남규리)이가 배신감을 느끼며 오빠도, 연주도, 얄미워하는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초롱은 늘 작은오빠랑은 각별한 오누이 사이라고 여기며 많이 의지했지요. 엄마가 낳아온 언니랑, 엄마가 다른 큰오빠를 위로 두고, 지금의 아빠와 엄마사이에 태어난 남매로써 애틋함과 동지애를 남다르게 가졌기에 작은오빠의 깜짝 결혼발표가 무척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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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오빠는 연주를 볼때마다 좋아서 어쩔줄 몰라 쩔쩔매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연주는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같아 다가서기조차 쉽지 않아 더 약이 오른 초롱입니다. 그리고 연주가 예전부터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으로 알고 지냈던 초롱입장에서는 연주의 침착한 태도가 못마땅할 뿐만 아니라 위선처럼 느껴져 더 싫은데, 오빠는 결혼선물로 연주의 차를 바꿔주겠다고 하니 황당함에 질투심이 더 커져 유치해지고 있습니다.
분명 호섭이가 연주의 차를 바꿔주려고 하는 속마음에는, 엄마를 모시고 다니는 연주차가 작아서 좀 큰차로 바꿔 편하게 다니도록 해주고 싶다는 기특한 마음도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초롱은 오빠가 갑자기 변한 것같아 서운하고 미워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아무리 오빠 혼자 연주를 좋아했다고는 하나, 그동안 오빠가 홀로 연주를 좋아하면서 그 상황을 자신에게 털어놓지 않았음에 대한 배신감(?)이 커서, 시누이노릇 하겠다며 오빠에게 으름장을 놓게 된 초롱이 마음을 저도 겪었습니다.

저는 3남 1녀의 둘째로 자라면서, 오빠의 지나친 보호를 받았습니다.
초등학창시절 여학생들이 고무줄놀이를 할라치면 남자아이들이 칼을 가지고 와서 고무줄을 끊어 뺏어가는 일이 흔하게 일어났는데, 제가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할 때면 울오빠의 무서운 위상(?)을 아는 남학생들이 감히 건드리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그네를 타려고 긴줄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때면 어떻게 알고서 울오빠가 나타나, 반칙으로 저를 먼저 태우게 하는 바람에 친구들 보기 부끄러워 초등시절 학교에서 오빠를 마주치는 일이 무척 싫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오빠의 자상한 보호는 늘 고마웠습니다.
졸업 후, 오빠와 제가 성인이 되고 직장인이 되었을 땐 친구처럼 무척 친하게 지냈습니다. 우리 남매의 다정다감함이 친구들 눈에 지나치게 보였는지, 울오빠가 결혼하게 되면 제가 무척 서운해할 것이라고 친구들이 걱정하곤 했었던 일이 정말 벌어졌습니다.
극중의 초롱도 오빠가 한번도 자신한테 상의없이(?), 아니면 눈치라도 주지 않은 몰래한 사랑에 배신감을 느낀 그 기분... 저는 100% 공감합니다.
울오빠 저랑 무척이나 친하게 그리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공유했지만, 정작 결혼할 여자를 소개시킬 때는 예고편이 없었던 것은 호섭과 처사가 같았고 저 역시 초롱이 느끼는 배신감? 음... 배신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여튼 좀 기분은 나빴습니다. 더구나 울오빠의 경우는, 자신이 사귀었던 여자친구를 저한테 소개시켜 주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결혼할 여자로 올케를 집에 데려와 부모님께 인사시킬 때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올케에 대해서는 들은 적도 본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뜻밖의 오빠행동이 야속했을 뿐만 아니라 황당하게도 느껴졌던 그 때의 기분을 초롱이도 느꼈던 것이라고 이해됩니다.
초롱이와는 좀 달랐지만 저도 그 당시 잠깐 심통을 부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극중의 호섭은 초롱에게
 "언제까지 그럴 거냐"
고 화를 내고 초롱은
 "그 내숭한테 오빠 잡아먹힌 분 풀릴 때까지!"
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초롱은 올케가 될 연주를 '그 내숭'이라고 표현했지요.
저는 저보다 2살이 적은 올케의 호칭을 결혼전이고 오빠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실어서
 "갸는..."
이라고 표현했다가 오빠한테, 그리고 엄마한테 무척 혼나고 오빠를 마음에서 털어낸 아픔이 있습니다. 그래요 아프더군요. 오빠가 올케를 더 좋아하여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여동생 입장에서 무척 싫었던 적이 있었습니다.ㅎㅎㅎ
호섭은 초롱이가 연주에 대해 '그 내숭'이라고 해도 까분다.. 정도로 여기고 초롱이 마음이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만 나타내더군요. 울오빠와 엄마처럼 손윗 올케가 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님을 따끔하게 충고했더라면 초롱도 빨리 마음을 정리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어차피 올케는 저의 윗사람이 되고 오빠랑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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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은 도를 넘더군요. 연주의 과거 연애사를 들먹이는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아무리 오빠가 연주를 더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져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도... 그리고 내숭과처럼 보이는 여우(연주)에게 마음이 다 뺏겨 바보처럼 오빠가 보일지라도... 오빠 마음이지 초롱이가 참견할 감정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것도 좋지만, 초롱이 연주에게 과거사를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성격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에 감정표현도 사람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집안의 착한 딸로 가정의 바쁜 일손도 잘 도우며 예의발랐던 초롱이가, 자신이 좋다고 천방지축으로 나대는 남자친구에게는 일방적으로 함부로 굽니다. 그리고 참 계산적입니다. 자신이 남자를 대하는 방법을 연주에게도 적용시켜보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초롱의 잘못된 시선으로 인해 연주가 더 얄밉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각별하게 사이좋은 오누이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은 의심해 보게 되는 흔한 상황이기도 할 것입니다. 제가 오빠의 결혼상대에 대해, 그리고 오빠도 제가 결혼할 상대에 대해 많이 염려하고 걱정했던 일을 떠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