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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숭례문 화재를 보며 우리 마음이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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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에 일어난 남편이 온통 회색인 하늘을 보고 중얼거립니다.
 "오늘 날씨가 왜 이리 칙칙해. 불에 타버린 숭례문을 안타까이 여긴 우리국민들 마음을 하늘이 표현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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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연휴 말미에 TV를 통해서『숭례문 화재』라는 속보를 접할 때만 해도 이토록 처참한 모습의 화재진압이  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소방대원들의 몇시간의 수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난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급기야는 전소, 붕괴되어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게 한 숭례문 화재.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우리 나라 사정의 문제점과 닮아있는 듯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으며, 목조건물에 문화재라는 특수상황을 감지하여 서로간의 잘못이나 책임을 떠넘기려는 관계자들의 자기변호로 쏟아질 변명이나 듣게 될테지... 예상되는 이 씁쓸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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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몸은 집에 있었지만 사는 곳이 서울이었다면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면서도 그 현장에 가야만 될것 같았던 초조한 마음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생각보다 진화가 늦어지는 상황...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될 때마다 고질병처럼 번지는 책임떠넘기기와 더불어 서로간에 연락체계가 엉망이거나 혹은 절차가 까다롭다거나... 새삼스러운 듯 호들갑을 떨면서 깨닫게 되는 초보적인 모습을 원망하면서 숭례문의 불길처럼 우리네 마음도 불타는 심정으로 안타까이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갑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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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물과 상극이니까 당연히 물이 가면 불이 꺼져야지...
우린 교과서에서 그렇게 배웠으니까...
하지만 저토록 몇시간씩 물을 쏘아대고 있는데도 불이 꺼지지 않으면 다른 방법도 사용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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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라는 특수상황인 숭례문! 그것도 국보 1호니까 만약을 대비하여 특별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있지 않았을까? 남편과 딸이 텔레비전앞에 앉아서 깊어가는 밤임에도 불구하고 잠 청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런 저런 걱정으로 텔레비전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제발 좀 그만 자자 곧 꺼지겠지. 낼 등교한다는 애가 왜 이렇게 안자고 있어. 학교에서 수업중에 졸려고  그러니?"
 "학교가면 선생님도 친구들도 다함께 저와 같은 상황일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국보 1호인 문화재가 불에 타는데 어떻게 잠을 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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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화재소식을 접할 때에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로 마무리가 된 상황. 전소! 붕괴!
곧 꺼지리라는 생각은 너무도 안일했었나 봅니다. 이 안일했던 마음을 혼이라도 내려는 듯, 숭례문의 화(火)는 화(anger)가 되어 쉽사리 두화(火 + anger)를 거두지 않았으며 보기 흉한 재더미와 붕괴된 상태로 겨우 진정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네 심정이 너무나 아픕니다.

2005년 낙산사, 2006년 근정전과 더불어 수원화성에도 화재가 있었지요.
낙산사의 일부가 복구되었고, 그리고 2006년의 화재로 잃었던 부분은 지금 복구되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상태... 몇년 후, 숭례문도 복구되긴 될테지요. 그리고 관람객을 맞이할 것이구요... 이에 앞서 책임론이 또 불거질테구요. 아니 벌써 이런 저런 모습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과 메세지들이 많이 떴더군요.
 "왜 우리 나라는『소잃고 외양간 고치는』일을 되풀이 해야만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