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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딸이 쓴 자기소개서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

고3 딸이 쓴 자기소개서를 보다 울컥한 나 
보시면 아시겠지만 알맹이는 없습니다. 딸이 쓴 소개서에서 약간의 글을 옮겨 어떤 부분에서 제가 울컥할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제 감정을 쓰다가 아차!! 하고 삭제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글이 속빈강정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블로그에 올렸냐면요?
울딸이 써서 저장해 놓은 자기소개서를 아침에 열어보고 울컥했던 그순간의 감정을 어미로써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앞뒤 글이 안맞기에(뭐 제가 쓰는 글 대부분...) 당연히 다음뷰의 관심을 받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이 글이 다음뷰 메인에 자리잡게 되었는지 난감한 중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구나 제목뒤에 붙는 이같은 아이콘도 없는 글을 말이죠. 다음뷰의 실수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다음뷰에서 보기에도 미흡한 글임을 인정하면서 왜 제 글을 메인에 띄웠을까요?
그 답은 님께서 남겨주신 댓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낚시글 제목에 엮이면 블로거로써 이런 따끔한 맛을 볼수도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
* 어떤 부분에서 울컥했는지 구체적인 사연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어미된 마음의 표현을 이쁘게 봐주고자 했던 배려?
정확하게는 모릅니다만 위와 같은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글쓰는 형식도 엉망이고, 더구나 한문장이 너무 길다는 지적은 울딸한테도 내내 지적받던 상황이지만 아줌마의 굳어진 사고는 좀처럼 고쳐지질 않아 제 스스로 고전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점 달게 받겠습니다.
제목에 낚여서 들어오셨다가 실망하신 분들이 참 많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좋은 뜻의 댓글로 격려해주신 분들 중에서도 속으로는 무척 실망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염치불구하고 격려해주신 댓글에 무척 감사하며, 알맹이가 생략되어 글의 두서가 맞지 않음에 대한 지적을 해주신 님의 댓글충고도 달게 받았기에 변명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딸이 써놓은 자기소개서의 일부를 옮기다, 삭제했으며 단 일부분이라도 공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점수에 그다지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현재 대입 수시가 진행중이며, 딸한테 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딸의 성장과정을 통해 우리딸만이 갖게 된 진로결정의 계기가 된 사연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담고 있는데 혹시라도 누군가가 비슷하게 모방이라도 하면 어떡하나 염려되기에 삭제했던 것입니다. 비슷한 삶속에서도 느끼게 되는 감정은 다양할 수 밖에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해석을 하게 되는데 남들과 공유할 수 없지 않습니까.
각 학교마다 자기소개서에 담는 내용의 항목이 동일한 면도 있고, 다른면도 있더군요. 어느분의 댓글처럼 자신이 아닌 또다른 타인같은 자신을 만들어 소설처럼 꾸며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구나 우리딸이 남긴 자기소개서를 단 한줄이라도 공개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의 실수로 우리딸이 정성스럽게 써놓은 자기소개서가 비록 일부분이라 할지라도 공개되어 비슷한 처지의 학생에게 모방의 빌미를 주지 않았음에 안심하는 어미입니다.

제목에 낚였다는 실망감에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