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서정이 쓴 기사가 잡지에 실리지 못하고 스스로 킬해야하는 상황을 맞지만, 깐깐한 독수리마녀 박기자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에 만족한다면 그리 기분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며, 어쩌면 엣지있게 부하직원 다루는 그녀를 은근히 존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서정의 분야가 아닌 패션의 어느 분야에 대해 기사를 찾던 중, 우리 나라에선 처음으로 유럽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디자이너의 패션에 대해 신랄하게 평가한 서정의 기사가, 경쟁의식을 느낀 동료선배에 의해 인터넷으로 먼저 유포되는 상황을 맞아, 잡지사 '스타일'에 광고주가 끊기는 위협적인 사태와, 회사에 누를 끼친 잘못(?)에 대한 책임으로 이서정 스스로 짐을 싸야하는 위기를 맞습니다.
박기자도 서정의 실수를 호되게 혼내고, 또한 회장이 서정을 해고시킬 것을 명령합니다. 하지만 서정이 쓴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 본 박기자는 만족함을 드러내며 어디론가 데리고 나가, 그동안 그녀가 준비한 기사에 대해 서로 킬을 감행합니다.
"편집장 취재 기사는 캔슬이다. 발행인한테 밀려서 제 식구도 못 챙기는 게 무슨 편집장이냐"
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서정이 쓴 자신에 대한 취재기사를 찢고, 서정에게
"니 기사 좋았어. 하지만 니 기사를 201호에 실을 수 없는 것이 '스타일' 현실이다. 만든 것도 너지만 킬하는 것도 너다"
이리하여 둘은 기사를 북북찢어 하늘로 날려버립니다. 그 동안 마치 앙숙처럼 보이던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 처음으로 의기투합된 모습을 보입니다.
직장상사입장에서 부하직원인 이서정이 자신의 일과 사랑에 끼어드는 언행을 그저 얄밉게만 보았는지? 아니면 징대면서도 할말은 다 하는 서정을 제대로 키워보고자 하는 직장상사의 관심과 애정으로 말미암아 그토록 이서정을 혹독하게 다루었는지? 알수없는 묘한 여운을 느끼게 했습니다.
'내식구는 내가 챙기고 지킨다'는 박기자의 믿음직한 스타일이 시청자의 마음을 흡족하게 매료시켰습니다.
그리고 어떤 난관에 부딪혀도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묻은 '스타일'이라는 잡지를 최고로 만들고 싶어하는 그녀의뚜렷한 목표가 스타일에 녹아있음도 멋져 보였습니다. 인터넷으로 먼저 유포되면서 문제를 일으킨 범인을 알면서도 이를 책망하기보다는 이서정의 기사를 살려보고자 박기자가 보인 엣지있는 기지가 참 돋보였습니다.
이에 감동한 독수리마녀의 부하직원은 앞으로 박기자를 존경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뜻대로 키워보고자 이서정을 다룬 그녀의 엣지있는 행동을 모아보았습니다.
한쪽뺨을 꼬집는 것도 부족해서 두쪽뺨을 동시에 꼬집으며 아주 못된 상사가 됩니다.
직장상사가 관심있는 부하직원을 훈련시키는 과정인지? 아니면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끼어드는 얄미운 동생을 미워하는 언니가 보이는 행동인지? 유치해 보인 행동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직서보고 짐싸서 나가라(1회)는 박기자에게 못나가겠다며 바닥에 시위차 누웠다가, 과감한 박기자의 킬힐에 밟히고, 함께 출장가서는 발톱에 살짝 벗겨진 패티규어까지 발라줘야 하고, 박기자의 짐은 이서정이 다 책임져야 하고... 옷과 자신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명품백을 했다가 무시당하고... 당장 회사를 그만 둘 것 같지만 캔디처럼 잘 버티는 이서정이 불쌍하기도 했던 이서정, 탈출을 꿈꾸지만 명품백, 명품구두, 카드명세서.. 등 때문에 결코 패션 잡지 스타일을 떠나지 못하고 꿋꿋하게 출근함이 안쓰럽게도 했지만 그 정신은 보기 좋았습니다.
박기자의 칼날같은 음성이 들립니다.
"내가 왜 널 뽑았는 줄 알아? 흙묻은 고구마같아서 투박하고 뭉특해도 뚝심으로 버틸 것 같아서. 근데 너 요즘 자꾸 그 흙을 털어내려고 그래. 내 방식이 맘에 안들면 관둬."
이서정의 뚝심을 보았던 것입니다. 이서정 마음을 엿볼까요^^
"앞으로 다시는 편집장님 앞에 고개 숙이는 일 없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에 박기자
"이서정! 에디터라는게 어디서 함부로 고개를 숙여? 쪽발리게."
완벽한 도도함에 그리고 까다로운 직장상사에겐 분명히 뭔가 배울 게 있음을 이서정도 깨달아가면서 미워하고 싫어했던 박기자를 진심으로 따르며 닮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어쩌면 더 도도하게 까탈스럽게 변할 지도 모를 일이죠^^
완벽한 상사에게 칭찬한번 받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님과, 또한 광고주를 건드려 해고위기에 처했던 자신을 구해준 박편집장의 배려에 감동받아 더 열심히 완벽하게 일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대성할 부하직원임을 알고서 박편이 이서정에게 그토록 엣지를 강조하며 괴롭혔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스타일'의 엣지는 박편집장의 엣지로 물들이고 있음을 느끼며, 앞으로 손회장(나영희)과 발행인(서우진/류시현) 사이에서 '스타일'을 어떻게 발전시키며 또한 이서정만의 엣지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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