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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중년부부가 불륜으로 오해받고 즐기기

식당 주인이 부부와 불륜 감별하는 법 ☜ 이 글을 저희부부는 참 재밌게 읽은후, 저희부부를 불륜으로 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야말로 불륜처럼 보이고 즐기게 된 저희부부의 모습을 나열해 보고자 합니다. 웃음을 머금고^^

대개의 젊은 부부는 자녀를 데리고 다니게 되지만, 중년으로 불리는 저희부부 정도되면 자녀들이 아예 따라나서질 않습니다. 그러니 어쩔수 없이 중년의 부부는 둘만의 나들이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저희또래의 부부 커플을 관광명소나 지역축제 행사장에서 많이 볼수 있지만, 몇 년전만 해도 오해의 눈길이 슬그머니 지나침을 느껴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후 저는 남편과 타지에 가게 되면 아예 오해의 시선으로 불륜처럼 보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첫째, 호칭입니다.
평소의 호칭은 여보, 당신이지만 집에서도 가끔 장난스럽게 혹은 애교로(?) 자기야, 아저씨, 최근에는 아빠, 오빠로도 불러보고 있습니다. 남편반응이 뜻밖에도 좋습니다. 20년이상의 세월을 함께 한 부부로써 모든 면에서 너무 익숙하니 호칭이라도 다양하게 사용해보자는 저의 의견에 찬성한 남편도 즐기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가끔은 주의를 줍니다. 누가 오해하면 어떡하냐? 고
그러다가 정말로 오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몇년전, 타지를 다녀오다가 길목에 차를 세워두고 음료수를 구입하게 된 어느날, 제가 작은 가게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고르다가 문득 남편은 어떤 것을 줄까? 물어보려고 가게문을 열어둔채 남편을 향해
 "아저씨~ 어떤 음료수가 좋아요?"
제말이 끝나자 마자 가게주인 아저씨가 가게문을 나와서 남편을 본 후에 또다시 저를 쳐다보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당시 가게 주인 아저씨 이상하다 했는데 울남편曰
 "그 주인아저씨가 이상한게 아니라 당신이 이상했던거야. 나보고 뭐라고 했어. 아저씨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그 아저씨가 우리를 이상하게 여기며 쳐다본거야^^"
 "하하하 불륜으로? 재밌다."
이 후로 저는 의식적으로 호칭을 바꿉니다.
아저씨~ 확실히 먹히고, 자기야는 좀 약합니다. 부부사이에도 자기야는 많이 사용하니까요. 그리고 젊은부부는 아직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지만, 저희같은 중년이 오빠라고 하면 그야말로 닭살 호칭이겠죠.ㅋㅋㅋ

둘째,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우리부부는 근사한 식당보다는 호젓하고 허름한 식당을 찾습니다.
일단 저렴하고 조용하니까 비용절감을 위한 것인데, 요게 또 불륜이 아닐까? 하고 상대방은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지 저희를 번갈아 봅니다.
한수 더 떠서 저는 쌈을 동반할 때는 꼭 첫술은 남편에게 쌈을 싸서 입안에 넣어주는 버릇이 있구요. 맛나는 반찬일 경우에는 먹어보라고 제 젓가락으로 찝어서 남편의 입안으로 쏘옥 넣어줍니다. 이거 이상한 습관처럼 되어 버렸지만 참 좋은 본보기더군요.
불륜하고 상관없이 부부모임에 가서도 저는 자연스럽게 이런 행동을 하다보니 혹시라도 제가 부부동반으로 못갈 경우에는 다른 부부중 한분이(여자) 제가 한것처럼 울남편한테 권하며 관심가져 주어서 감사하며 만족합니다.

셋째, 경력있는 식당주인의 눈썰미에 의하면, 불륜은 계속해서 남녀의 대화가 이어지지만 부부일 경우는 대개가 대화없이 음식을 먹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남편은 워낙에 말이 없고 조용한 편이며 듣기를 좋아하는지라 저는 계속해서 떠들어댑니다. 조잘조잘... 중단시키지 않는 남편덕분에 제 목이 아플정도로 조잘대고 남편은 미소로 혹은 짧은 대답을 합니다. 때로는 사람많은 식당에도 가게 되는데 식당에 머물때 오해의 시선을 많이 받게 됨을 알고 즐깁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호칭도 달라지고, 뭐 꼭 달라진다고 하기보다는 집에서도 가끔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호칭이지만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게 느껴지겠지요^^
그리고 밥먹을 때의 행동도 그렇고... 오히려 저는 불편하거나 어색한 사람과 밥을 먹으면 조신하게 먹습니다. 울남편이 저를 낯설게 느낄 만큼^^

넷째, 식사대금 계산하는 남녀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우리집은 남편이 직업상 큰돈을 가지고 있고, 저는 자그마한 돈을 사용하기 때문에 남편이 계산을 하고 저는 밖으로 먼저 나옵니다. 이 점도 이상시럽게 보이는 행동이라고 하더군요^^

다섯째, 타지에 가서 잠을 자게 될 경우, 모텔앞에서 겪게 되는 요상시런 분위기? 아시죠^^
차라리 신혼여행 티를 맘껏 낼수 있는 젊음이라도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괜찮으련만...ㅠ.ㅠ
또는, 호텔을 예약하고 다닐 수 있는 풍족한 여유라도 누릴 수 있었더라면 좋으련만...ㅠ.ㅠ
몇 년전, 처음 이용시 신기하면서도 충격적이었던 점
대실00원, 소실00원이 적혀있는 글을 보고
 '저게 무슨 뜻이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주인이
 "쉬었다 갑니까?"
요거이 소실이라는 거
 "아뇨, 일박할건데요."
요건 대실이라나요^^
울남편이 대답을 하는데, 옆에 서 있는 저를 주인은 왜 빤히 쳐다보는지... 형광등처럼 나중에 이해한 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이후, 저는 떳떳한 듯? 아니 확실한 불륜으로 엄청나게 좋아죽겠다는 듯? 남편팔짱을 끼고 들어갈 만큼 뻔뻔하게 변하여 남들이 중년이 된 저희 부부를 불륜으로 보고 멋대로 상상한들 게의치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자라 품을 떠나면 부부만 남습니다. 남의 시선때문에? 사회적 체면때문에?... 부부만의 즐거운 시간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좀 더 들면 저희 부부는 타지로 외출시, 갓 재혼한 노년의 부부모습으로 오해받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