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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동생

막내아들과 큰손주가 빠진 친정엄마의 금년 설 "냄비 새것이 몇개 있는데 가져가서 사용해라." "엄마가 사용하세요. 저는 집에 있는 것만 해도 돼요." "늙은이가 뭐그리 많은 살림이 필요하겄냐. 나도 있는 것만 해도 넘치는데..." "엄마가 사용하실 것도 아니라면 왜 샀어요?" "몇년된기라......" 흠칫했습니다. '아~ 사연이 있는거로구나.' 작년 여름, 결혼도 하지 않은 막내동생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가는 바람에 엄마앞에서는 말조심을 해야하는 것을 잠깐 잊었습니다. 사람에게 망각이란 것이 존재함이 아쉽기도 하지만, 반대로 감사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슬픈 일을 기억속에 계속해서 저장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아픔이 될것이니까 말입니다. 어느새 엄마의 두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엄마, 울지마요. 가져가서 제가 사용할께요. 막내주려고 준비했.. 더보기
시시때때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막내동생의 빈자리 회사에서 단체로 건강검진 받을 때 외에는 병원이라고는 가본적이 없던 막내동생이 금년 여름에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우리곁을 떠나버린 사건은 그야말로 큰 충격이었다. 이후로 엄마와 나는 전화기를 붙잡고 안부를 나누다가 서로 말없는 동생생각에 어김없이 눈물의 통화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이 충격은 시시때때로 나에게 우울한 기분과 더불어 혼자서 눈물흘리는 시간을 만들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내삶을 자꾸만 되돌아보면서 내일에 대한 조급증을 만들어 놓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막내를 떠나보낸.. 아니 아직도 헤매고 있는 나는 일기장같은 공간으로 이어오고 있는 내블로그에는 막내동생의 일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무진장 애를 썼는데... 이사한 엄마집을 지난 주말에 다녀온 후로 참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있기에 '그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