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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비용절감을 뿌리치고 투표권을 선택한 남편

4월 9일, 오늘 18대 총선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예측이 맞아떨어졌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표현을 실천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바꿔보자를 부르짖으며 경제살리기 정책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대선의 찬성표였다면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정말 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지 못할 것 같다고 전화로 알려준 남편이 뜻밖에 나타나서 놀랐던 저입니다.^^

어제 새벽에 남쪽으로 장거리 운행을 갔던 남편이 일을 맞추지 못해서 하루를 차안에서 보내는 외박을 하고서도 오늘의 임시휴일 탓인지? 오늘도 이 근처로 오는 일거리가 없어서 오전을 보내다가 포기하고서 빈차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공회전하지 않는 남편임을 알기에
 "웬일이야? 여보, 못올 것 같다고 하더니."
 "투표하려고^^"
 "뭐어? 투표하려고 빈차로 올라왔단 말이야. 놀랍네^^"
 "잘한다 못한다 불만이라도 표현하려면 투표는 해야지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당신 대단해^^"
 "임시휴일 탓인지 일거리가 나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좀처럼 소식이 없기에 아쉽지만 겸사겸사 올라왔어."
 "함께 그쪽으로 간 친구는?"
 "아 그 친구~ 더 있다가 일거리 만들어서 온다고 오늘도 그곳에 머물거래."
 "그 사람은 투표 안한대?"
 "안할거래. 그래서 혼자 왔어. 당신은 투표했어?"
 "아니 오전에 애들 수업하느라고 아직 안했어."
 "그럼 나랑 함께 가서 하면 되겠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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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투표장에 갔습니다. 예전하고 달리 풍선으로 예쁘게 입구를 꾸몄더군요.
 "뭐 이런다고 투표율이 더 높아지는 것도 아닐텐데 쓸데없는 곳에 또 돈을 썼군."
이렇게 말하는 남편의 불만은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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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가 포스팅한 '투표확인증'입니다.
 "한두장이라면 몰라도 이거 만드는데도 참 많은 돈을 썼을거야. 할인혜택 받겠다고 투표안할 사람이 투표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이 몇 될것 같아. 개인돈 풀어서 만든것도 아닐텐데 말이야."
혼잣말처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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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자영업의 일종으로 장거리 운송을 하는 운전기사입니다. 경유 판매가격을 자가용과 영업용으로 구분하지 않고 판매되고 있으니까 유류비 지원형태로 정부에서 보조해주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워낙에 치솟는 경유와 더불어 모든 비용들로 인해서 이곳에서 장거리로 분류되는 남부지방으로 내려가는 화물일 경우에는 빈차로 올라오는 공회전을 할 엄두를 감히 내지 못할 상황을 설명하면서 어쩔 수 없이 차안에서 외박을 하는 남편이거든요.
총선에 투표권행사를 하겠다고 차안에서 어젯밤에 외박을 하고도 올라왔으니 제가 놀랄 수 밖에요. 남부지방에 가면 꼭 이 주변에 오는 일을 맞춰서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알뜰하게 계산하는 남편이고 또 어제처럼 하루를 차안에서 외박을 했을 경우에는 오기(惡氣)로라도 꼭 일을 찾아야만 돌아오는 남편이기에 제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함께 간 친구는
 "투표 그까이거 안하면 어때? 나를 살리는 일이 더 우선이지."
하면서 그곳에서 하루 더 기다린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이 투표를 하겠다고 일을 포기하고 홀로 공회전으로 왔다는 것이 참 신기할 정도여서 칭찬? ㅎㅎㅎ 표창장 줘야 할 국민이라고 저의 놀람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