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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YES24블로그축제] 춘향의 파격변신, 곱지 않은 이유 '방자전'


'방자전'
연출한 김대우감독은 영화 '정사', '스캔들'을 각본하고, '음란서생'연출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였던 감독입니다.
소개한 영화중 한편이라도 보신 관객이라면 대충이나마 어떤 느낌의 '방자전'을 내놓았을지 어렴풋이나마 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어느 정도는 그 이라는 것을 상상하고 영화를 보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등장인물의 파격적인 변신에 놀랐던  영화 '방자전'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깨달았습니다. 김대우감독은 성인물에 꽤 조예가 깊으신 분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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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진 '춘향전'은, 이몽룡의 몸종이었던 방자가 춘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방자가 꾸민 이야기로 둔갑한 것이며, 진실은 방자가 춘향을 사랑하여 죽음의 위기를 넘긴 춘향을 데리고 도망하여 살게 된 사연을 방자가 소설가에게 담담하게 들려주는 형식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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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전을 통해 보여준 감독의 상상력과는 조금 다르지만, 울딸이 중등시절에 춘향이에 대해 살짝 비틀어본 내용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올라 비교가 되었습니다.
딸의 상상
몽룡의 시중만 드는 방자가 향단이와 눈맞을 수도 있지만, 신분계급으로 인한 어쩔수없는 상황이라서 표현을 못했을 뿐이지 방자나 향단이도 보는 눈이 있는데, 향단은 몽룡을, 방자는 춘향을 사모하는 마음을 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방자는, 영화에서도 감독은 그렇게 그려내고 있지만... 양반집 규수가 아닌 춘향이였으므로 자기가 모시고 있는 몽룡도령을 배신하고 봇쌈하여 도망가서 춘향이를 자기 색시로 삼아 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을 했답니다.
그때 저는 울딸의 상상력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대학생이 된 울딸이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똑같지는 않지만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조금은 비슷해보이기에 어떤 반응을 일으키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저는 딸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는 아닙니다. 만19세 이상이니 친구들과 어울려 보게 된다면 뭐 할수 없지만요.^^
왜냐하면, '방자전'을 통해 선보인 파격적인 정사신을 울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될 뿐만 아니라(아무리 초등시절에 스팸으로 날아오는 희한한 화면을 봤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출세를 위해 영악하게 돌변한 몽룡과 양다리걸친 춘향의 모습이 너무 계산적으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가져보지 못한 울딸이 이들의 계산적인 혼전사랑을 보면서 환상처럼 꿈꾸고 있는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순수한 감정에 혼란을 겪게 될까봐서 엄마로써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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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상상
'방자전'에 등장한 춘향은 매우 과감한 여성인 점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남자의 처분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진 나머지, 방자와 몽룡사이에 양다리 걸친 자신을 아예 드러내놓는 솔직함?으로 인해 관객뿐만 아니라 몽룡조차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춘향전'에서는 오직 몽룡도령과의 사랑을 간직한 채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절개를 지키는 여인으로 등장함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이는 춘향이 못지않게 이몽룡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학도가 뿌린 정보를 이용하여 출세의 발판으로 춘향과의 사연을 미화시키려고 계획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영화에서 변학도와 이몽룡을 과거급제한 동기로 만든 점도 꽤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그 시절에 마패도 위조됨을 등장시키고, 또 특이한 취향으로 여색을 즐기는 변학도를 그려냄으로 춘향이가 변학도에게 시달리게 만드는 인물이 몽룡이 됨도 꽤 기발한 상상이 아닐 수 없는 부분입니다. 출세를 위해 춘향과 짜고 미담을 만들어내는 인물로 변신하여 이둘의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춘향전을 아주 우습게 만들어 버립니다.
본능에 충실하고 출세를 위해 사랑쯤이야 아무렴 어때^^ 하는 식의 가벼운 접근으로 말미암아 고전을 확실하게 비틀어 버린 감독의 상상력에는 감탄이 나오나, 춘향의 처신은 안쓰럽기도 했지만 못마땅했습니다.

감독이 춘향을 파격적으로 요염하게 변신시키고자 한 만큼 이 역을 맡은 여배우의 파격적인 연기변신도 꿈꾸었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만... 귀여운 동안은 여인으로써의 성숙미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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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전'에는 몽룡, 춘향, 방자, 향단, 변사또, 월매... 와 더불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양반인 몽룡의 연적으로 춘향을 가지고 싶고, 자기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난 방자에게 여자를 꼬시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는 마노인(오달수) 입담이 코믹합니다.춘향을 사랑하는 방자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하며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조언해주는 연애의 스승님 같은 분으로 마노인이 등장하여 관객들을 유쾌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그가 지도하는 연애의 달인다운 기술은 이 영화를 본 젊은이들에게 연애의 기술로 전수될 것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공감되었습니다.

더보기를 클릭하면 그 기술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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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뒤에는 엄마 월매가, 방자뒤에는 마노인이... 그리고 월매와 마노인은 과거에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발칙한 상상도 웃음을 날리게 합니다.

고전을 비틀어 보는 상상이 흥미롭고 신선하긴 했으나, 저는 요염하게 변한 춘향의 변신이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춘향의 변신이 궁금하신 분에게 이 영화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