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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그림이 아픔을 호소하고 있는 것같았던 '루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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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그림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부터 기회를 만들려고 애를 썼다.^^
 '언제쯤 가면 좋을까?'
3년전 '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전시회를 보려고 연말에 무턱대고 찾았다가 오랜시간을 기다렸던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웬만큼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뒤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새해를 맞았고, 설날도 넘기고... 군제대후 복학하는 아들과 새내기 대학생이 된 딸을 각각 분가(?)시킨 후에야 다녀올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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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전시회에 Feel이 꽂혀 서울나들이를 왔는데, 뜻밖에도 '루오전'이 열리고 있어 생각지도 못했던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좋았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되지.ㅋㅋ'
아래층 입구부터 알리고 있던 '루오전' 한가람미술관 앞 마당에 매표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두가지 전시회를 볼 시간이 될 것 같아서 루오전 입장권도 구입했다. 들뜬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딸이 생각났다. 그림전시회에 동행하자고 철떡같이 약속했건만 딸이 무척 바빴던 관계로 결국 동행하지 못하고 나홀로 감상하게 된 것이 미안하고 아쉬웠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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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감상은 늦었지만 덜 붐빌 것이라는 내 예상이 맞아떨어져, 입장권을 구매할 때도, 입장할 때도, 기다림이 없어서 흡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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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판매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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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눈여겨 보았지만, 내 기준에선 고가(?)라 선뜻 구입은 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결국엔 빈손으로 돌아섰다. 멀지 않은 훗날, 이런 기념품을 구입하여 집안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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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많은 그림들 중에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에 남았던 이 그림을 매장에서 모방작으로 볼수 있어 담았다.
신비감을 주면서도 냉소적인 분위기가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많이 절제된 듯한 감정만큼이나 붓터치도 절제되어 있음을 통해, 화가의 이름으로 평가받는 작품의 가치를 떠올리며 씁쓸함도 맛본다.  
학창시절에 우리가 손을 이렇게 그렸다면, 실력? 아니 표현하는 재능이 부족함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부끄러운 그림이 되었을것 같은 그림을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추상적인 사실? 사실적인 추상?... 암튼^^ 남과 다른 독창적인 그림세계를 구축하여 차별화된 화풍을 담아내고자 애썼을 화가들의 고뇌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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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는 대부분 유럽화가들이 일군 화풍속에서 미국화가의 그림을 볼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유럽풍과 비교할 때 비교적 차분한 느낌을 받았다.
미국의 필라델피아미술관을 배경으로 사진속 주인공은 쉴새없이 바뀌고 있었다. 지나치는 관람객에게 부탁하여 한컷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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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바로 윗층에 자리잡은 루오전을 찾았다. 계획에 없었던 루오전을 감상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하며, 내 자신 기분좋게 흥분됨을 느꼈던 까닭은,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고 해도 한사람의 작품전시회를 보려고 내가 서울나들이를 계획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완존 보너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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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루오꽤 강렬한 색채로 시선을 끌었다. 그래서 나는 화가 루오가 대단히 열정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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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쉬와 삼각대를 이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월요일과 금요일엔 포토데이로 정해서 실내에 전시되고 있는 그림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참 특이했다. 나야 뭐 토요일에 갔으니까 담을 수 없었기에 판매용으로 모방한 그림만 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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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기법
에서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엿보게 된 좋은 기회였지만... 뜻밖에도 나는 루오전을 보는 내내 아픔이 느껴져서 혼란스러웠다. 그림이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것처럼 느껴져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스테인드글래스 견습공으로 일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그림마다 어김없이 가장자리에 검은색테두리를 넣었고, 원색적인 색감으로 강렬함과 화려함을 화폭에 담아 단순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림은 단순하지가 않았다. 수만가지의 사연을 애달프게 담고서 감상자에게 하소연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신앙인으로 충실코자 한 루오는, 종교화를 많이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 명성처럼 예수와 성모마리아를 그린 그림이 많았고, 또한 그림속에서도 신을 의지하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화가가 담고자 했던 뜻을 잘못 이해한 탓인지, 인간의 나약함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져 거북했고, 평안에 기대지 못하고 힘든 삶을 통해 신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이 싫었다. 나 신앙인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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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오전을 감상한 관람객들이 메모한 소감으로 장식된 게시판을 본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메모도 눈에 띄고, 그림이 우스꽝스럽다는 메모도 있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충격적이다 등등... 참으로 다양한 소감이 나열되어 있었다.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그림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안정감과는 거리가 머언~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림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약한 인간을 불쌍히 여기사 숭고한 종교적 감성이 너무 진하게 느껴져 슬프기도 했고, 우울함도 맛보았던 루오전을 감상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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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료 3,000원을 주고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했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정말로 화가의 마음이 그런 뜻이었는지 궁금증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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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앞에서 느낀 다양한 생각들을 두서없이 메모한 수첩을 들여다 보노라니 웃음이 난다. 그 당시의 느낌을 다시금 읽어보며 회상해보는 재미도 괜찮다.